한 명이라도 제대로 친구/애인 사귀기(빅블레스) - 문은석 | 서평
- 29 Jan, 2026
“관계는 넓이보다 깊이가 먼저입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마주하는 문구다.
이 책은 어색한 사이에서 친구, 절친, 연인 등 단계별 관계 형성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구성과 가독성
은우와 지수라는 가상의 남녀 등장인물(모 인기 아이돌이 생각나는 네이밍이다.)이 챕터별로 그에 맞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인물별로 대사 서체에 차이를 뒀고 좌우 정렬을 달리하여 가독성이 좋아, 독서를 하기에 굉장히 편했던 경험으로 남았다.
다만 등장인물이 대학생인 것에 반해 저자의 연령대가 적지 않다 보니, 그들의 말투에서 90~00년대 유머집에서나 볼 법한 이질감이 다소 느껴진다. **‘울트라캡짱’**과 같이 현재의 20대 초반에게서 나오기 힘든 멘트들이 등장하지만, 서적이 제시하는 주제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책의 흐름
책의 흐름은 지수와 은우가 친구에서 시작해 연인이 되고, 결혼한 지인 커플을 보며 결혼에 대한 이상적·현실적 고민을 풀어가는 과정까지 담고 있다.
모든 연인이 친구에서 발전하는 것은 아니기에, 해원(이 또한 끼와 흥이 많은 모 아이돌이 생각난다)이라는 인물의 에피소드를 통해 소개팅 대처법이나 결과에 낙담하지 않는 태도 등 실질적인 조언도 포함한다.
저자 문은석의 이전 출간작 ‘큰 은혜 성경보기’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성경 관련 서적을 출간한 점을 고려할 때, 책은 전반적인 관계의 해법을 크리스천 교리 특유의 이타적인 사랑과 배려의 관점에서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다.
아쉬운 점 — 맺음말의 유기성
이 책이 던지는 큰 지향점은 **‘건강하고 화목한 가족관계 만들기’**다. 책 제목인 친구/애인 사귀기와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지만, 이는 맺음말에서 저자가 직접 밝히고 있는 바다.
사실 이 부분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본문까지는 전반적인 인간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다루지만, 은우와 지수가 결혼을 하지 않았음에도 정작 맺음말에서는 가족 간의 인사나 연락 등 가족관계 개선과 중요성을 5페이지에 걸쳐 강조한다.
등장인물들이 아직 결혼에 이른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전 내용과 유기성이 떨어지는 가족관계의 강조는 대학생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보다도 오히려 몰입도를 다소 떨어뜨려 책이 제시하고자 하는 주제가 희석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예상과는 달랐던 책
서평단 참여를 신청할 당시 “한 명이라도 제대로 친구, 애인 사귀기”라는 제목만 보고 마치 픽업 아티스트들의 자극적인 연애 기술을 가르치는 가벼운 서적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읽어본 결과, 이 책은 친구나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의 극복 방법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본질적인 태도를 진중하게 다루고 있다.
개인적인 감상
서평을 이쯤에서 마치며, 짧게나마 개인적인 감상평을 덧붙이고 싶다. 아래는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구절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던바의 수라는 연구에 따르면 이름과 얼굴만 아는 수준을 넘어 가까운 인간관계 이상을 맺을 수 있는 사람의 수는 대략 150명 정도라고 한다. 전 세계 80억 인구를 생각했을 때 0%에 가까운 아주 적은 숫자다. 그렇기에 ‘지인’으로 표현하는 ‘아는 사이’라는 관계는 생각보다 꽤 중요한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다.
리뷰어인 본인은 취미 활동을 통해 지난 몇 년간 연령대와 성별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형성해 왔다. 본래 인간관계를 쉽게 단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깊은 관계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사람이 많이 남는 성향이지만, 그럼에도 주변인들과 다투고 관계가 단절되는 경험을 피할 수는 없었다.
또한 여러 모임에 참여하며 다양한 관계망 속에 있다 보니, 내가 아닌 지인들끼리의 사이가 원만했다가도 소원해지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건강하고 좋은 관계란 어느 한쪽의 노력이 아닌, 양쪽 모두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이 책은 초등학교 수준의 도덕 과정에서 배울 법한, 그러나 정작 성인들조차 쉽게 지키지 못하는 나를 앞세우기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공존의 지혜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